만나서 반가워요.
배고프니까 식사합시다.
'-아/어서'와 '-(으)니까'는 모두 앞 절의 내용이 뒤 절의 내용의 이유를 나타낼 때 사용합니다. 그러다보니 한국어 학습자가 두 어미의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위 문장만 보아도 "만났으니까 반가워요" 혹은 "배고파서 식사합시다"라고 바꿔 쓰면 어색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두 어미의 의미를 먼저 알아본 후, 문법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핵심 요약
-아/어서 : 명령문/청유문 X, 일반적 원인-결과, 공손↑ 등
-(으)니까 : 명령문/청유문 O, 주관적 이유, 공손↓ 등
1. -아/어서
1) [동사에 붙어] 행위를 시간 순서에 따라 연결함을 나타냄.
- 그릇을 잘 닦아서 올려 놓으세요.
- 누나는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한다.
- 눈이 오는 날 창가에 서서 경치를 바라보고 싶어.
- 겉옷은 벗어서 옷걸이에 걸어두세요.
- 도착해서 연락 줘.
2) 앞선 행위나 상태가 원인이나 이유임을 나타냄.
- 소리가 작아서 안 들려요.
-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받았다.
- 비가 와서 길이 미끄러워요.
- 청소를 안 해서 방이 지저분하다.
- 어젯밤엔 졸려서 일찍 잤어.
3) [동사에 붙어] 앞선 행위가 목적임을 나타냄.
- 우리는 보물을 찾아서 떠났다. (=우리는 보물을 찾기 위해 떠났다)
- 오랜만에 할머니를 찾아서 고향에 갔다. (=오랜만에 할머니를 보기 위해 고향에 갔다)
4) 앞선 행위가 수단이나 방법을 나타냄.
- 우리는 식기세척기를 이용해서 설거지를 했다.
- 공부한 내용을 노트에 정리해서 복습하세요.
- 걸어서 집에 가는 건 무리야.
- 문을 당겨서 여세요.
- 생일에는 케이크에 초를 꽂아서 축하한다.
2. -(으)니까
1) 앞의 내용이 뒤의 내용에 대하여 이유나 판단의 근거임을 나타냄
- 날이 추우니까 옷을 두껍게 입으세요.
- 어제는 수학을 공부했으니까 오늘은 국어를 공부하고 싶어.
- 내일은 새벽에 출근해야 되니까 일찍 자야겠어.
- 이제 알겠으니까 그만하세요.
2) [동사에 붙어] 앞의 행위를 한 결과 뒤의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음을 나타냄.
- 다녀와 보니까 어땠어?
- 학교에 가니까 여전히 눈이 쌓여 있었어요.
- 라면을 오랜만에 먹으니까 정말 맛있다.
- 살아 보니까 인생 별거 없더라.
* '-고 보니'나 '-다(가) 보니' 등의 표현으로 잘 쓰임.
'-아/어서'와 '-(으)니까'의 의미를 각각 알아보았습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아/어서'와 '-(으)니까'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어 학습자들이 헷갈려하는 부분은 바로 앞 절의 내용이 뒤 절의 내용의 이유를 나타낼 때의 '-아/어서'와 '-(으)니까'이죠. 이 부분을 자세히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3. '-아/어서'와 '-(으)니까' 비교 ('이유'의 의미일 때)
1) 명령문 / 청유문에서의 사용
-아/어서 | -(으)니까 |
명령문이나 청유문에서 쓸 수 없음 | 명령문이나 청유문에서 쓸 수 있음 |
- 배고파서 밥 먹자. (X)
- 배고프니까 밥 먹자. (O)
- 추워서 보일러를 틀어라. (X)
- 추우니까 보일러를 틀어라. (O)
2) 원인·이유의 성격
-아/어서 | -(으)니까 |
일반적이고 필연적인 원인-결과 관계 |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이유, 원인-결과 관계에 대한 추론이 필요할 수 있음 |
- 교통사고가 나서 크게 다쳤다. (일반적O)
- 교통사고가 나니까 크게 다쳤다. (주관적X)
- 톡 쳐서 죽더라. (일반적X)
- 톡 치니까 죽더라. (주관적O)
3) 시간 구조의 차이
-아/어서 | -(으)니까 |
일이 이미 발생함 | 일이 발생할 예정 |
- 부모님이 오셔서 방을 청소해요. (부모님이 이미 와 있는 경우)
- 부모님이 오시니까 방을 청소해요. (부모님이 올 예정인 경우)
4) 질문에 대한 대답-상대방이 알고 있다는 전제
-아/어서 | -(으)니까 |
이유를 모르는 상대방의 질문에 대한 일반적인 대답 | 상대방이 이유를 이미 알거나 또는 알아야 한다고 가정할 경우의 대답 |
질문) 회사에 왜 안 갔어?
- 감기몸살이 심해서 안 갔어. (질문에 대한 일반적인 대답)
- 감기몸살이 심하니까 안 갔지. (이미 알아야 하는데 몰라서 물어본 것에 대한 짜증 섞인 상황)
5) 공손한 느낌(인사말과 감사표현)
-아/어서 | -(으)니까 |
공손한 느낌↑ | 공손한 느낌↓ ➡ 인사말이나 격식있는 감사 표현 등에는 사용되지 않음 |
- 만나서 반갑습니다. (O)
- 만났으니까 반갑습니다. (X)
-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O)
- 초대해 주셨으니까 감사합니다. (X)
6) 행동 변화 암시(다짐)
-아/어서 | -(으)니까 |
행동 변화를 암시(다짐)하는 경우 어색함 | 행동 변화를 암시(다짐)하는 경우 자연스러움 |
- 건강해지고 싶어서 운동을 열심히 하겠어. (어색)
- 건강해지고 싶으니까 운동을 열심히 하겠어. (O)
- 바른 생활이 좋아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게. (어색)
- 바른 생활이 좋으니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날게. (O)
7) 시간적 의미를 가진 선어말어미와의 결합
-아/어서 | -(으)니까 |
'-었-', '-겠-', '-더-'처럼 시간적 의미를 가진 선어말어미와 쓰지 않음 | '-었-'과 함께 쓸 수 있고, '-겠-'을 대신해서 '-을 테니까'를 사용함 |
- 늦게 일어났어서 지각을 했어요. (X)
- 늦게 일어났으니까 지각을 했어요. (O)
- 이미 밥을 먹었겠어서 배는 안 고프지? (X)
- 이미 밥을 먹었을 테니까 배는 안 고프지? (O)
'-아/어서'와 '-(으)니까'의 차이를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차이가 있어서 놀라셨나요? 한국어 학습자에게 설명하실 때 이 포스팅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부족한 점이나 이해가 안 가는 점이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참고 자료 : 국립국어원, 한국어기초사전,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문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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