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라면이 붇고/불고 말았어.
아침에 붓기 싫으면 밤에 라면 먹지 마.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다"라는 뜻의 단어는 붇다가 맞을까요, 불다가 맞을까요? 전날 밤에 라면을 먹고 자서 얼굴이 조금 부풀어 올랐다면 붓다가 맞을까요? '붇다'와 '불다'의 정확한 맞춤법과 함께, '붓다'의 쓰임에 대해서도 알아봅시다.
* 핵심 요약
붇다 : 물에 젖어 부피가 커지다
불다 : 붇다+(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불어, 불어서, 불으니까, ...(ㄷ불규칙 활용)
붓다 : 몸의 일부가 부풀어 오르다
1. '붇다' 뜻과 예문
1) 오랫동안 물에 젖어서 부피가 커지고 표면이 무르게 되다.
- 설거지 하기 전에 양념이 물에 붇도록 담가둬.
- 붇는 면은 오래 끓이면 안 돼요.
- 면은 붇기 전에 먹어야 맛있습니다.
- 미역이 불었더니 양이 엄청 많아졌다.
2) 양이나 개수가 많아지다.
- 빚이 더 이상 붇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몸무게가 붇는 것이 스트레스야.
- 이사갈 때마다 짐이 붇는 기분입니다.
- 비가 많이 와서 강물이 불었다.
3) 살이 찌다
- 요즘 밥을 많이 먹었더니 몸이 붇는 것 같아.
- 몸이 붇기 전에 운동을 해야겠어요.
- 아이를 낳고 몸이 붇는 엄마들이 많다.
- 나이가 들어서 몸이 쉽게 불어요.
* 주로 '몸'을 주어로 함.
분명 '붇다'를 활용한 예문인데 '불었더니, 불었다, 불어요'와 같은 예문이 보입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붇다'가 'ㄷ불규칙 활용'을 하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ㄷ불규칙 활용 : 어간의 받침 'ㄷ'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만나면 'ㄹ'로 바뀌는 활용
예) 붇다➡불어서, 불으니까, 불으면, ...
이외에도 '묻다', '깨닫다', '걷다', '긷다', '듣다' 등의 단어가 있음.
따라서 '붇다+(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일 때만 '불-'로 바뀌기 때문에 '불다' 자체는 '붇다'의 잘못된 표현입니다. '붇다+(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에서는 '붇-'의 형태를 유지해주어야 합니다. 즉, "라면 불기 전에 먹어!"가 아니라 "라면 붇기 전에 먹어!"라고 해야겠죠?
그렇다면 '붓다'는 '붇다'와 또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2. '붓다' 뜻과 예문
1) 어느 부분의 살갗이 불룩하게 솟아오르다.
- 얼굴이 붓다.
- 붓지 않는 체질이 부럽다.
- 아침에 붓기 싫으면 밤에 라면 먹지 마.
- 오랫동안 앉아 있었더니 다리가 퉁퉁 부었어요.
2) (속된 말로) 불만으로 가득 차 있거나 화가 나 있다.
- 영희는 그 일이 못마땅하여 잔뜩 부어 있다.
- 동생이 심통이 났는지 볼이 부어 있어요.
- 김 부장님이 오늘 왜 그렇게 부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 주로 '부어 있다'로 씀.
이번에는 '붓다'를 활용한 예문인데 '부었어요, 부어 있다' 등의 표현이 보입니다. '붓다'는 'ㅅ불규칙 활용'을 하는 단어입니다.
ㅅ불규칙 활용 : 어간의 받침 'ㅅ'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만나면 탈락하는 활용
예) 붓다➡부어서, 부으니까, 부으면, ...
이외에도 '낫다', '잇다', '긋다', '짓다', '젓다' 등의 단어가 있음.
여기까지 정리해보면 어미가 모음으로 시작할 경우 '붇다'의 활용형은 '불-'이 되고, '붓다'의 활용형은 '부-'가 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단어를 활용한 대화를 보겠습니다.
3. '붇다' vs '붓다' 비교하기
가 : 내 얼굴 어때? 부어 보여?
나 : 눈이 조금 부었네. 무슨 일 있었어?
가 : 밤에 라면을 먹었거든. 붇기 전에 먹어야 맛있는데 조금 불어서 아쉬웠어.
나 : 요즘 야식을 자주 먹네. 몸무게 붇는 것이 스트레스라며.
가 : 맞아. 근데 몸이 불은 게 아니고 부은 거야!
'몸이 붇다'와 '몸이 붓다'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붇다'에 '살이 찌다'라는 의미도 있다는 거 기억하시나요? 따라서 '몸이 붇다'는 '살이 찌다'라는 뜻이고, '몸이 붓다'는 '피부가 일시적으로 부풀어 오르다'라는 뜻이 되겠죠. 친구가 살쪘다고 핀잔을 주면 "불은 게 아니고 부은 거야!"라고 대답해주세요. 🙂
'붇다'와 '붓다'를 통해서 'ㄷ불규칙 활용'과 'ㅅ불규칙 활용'까지 알아보았습니다. 문법적인 내용까지 기억할 필요는 없겠지만, '붇다'와 '불다' 정도는 구분하여 정확한 맞춤법을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알아두면 좋은 또 다른 맞춤법 :
[한국어 어법] 모른 채? 모른 체? '채' vs '체' 구분하기
Copyright ⓒ NT All Rights Reserved.
'한국어 교육 이야기 > 한국어 어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어 맞춤법] 담구다vs담그다 / 잠구다vs잠그다 (0) | 2022.02.18 |
---|---|
[한국어 어법] 모른 채? 모른 체? '채' vs '체' 구분하기 (0) | 2022.02.04 |
[한국어 맞춤법] 헷갈리는 시간 표현, 금새vs금세 (0) | 2021.12.29 |
[한국어 어휘] 한참? 한창? 헷갈리는 단어 구분하기 (0) | 2021.12.21 |
[한국어 어법] '-든', '-든지'와 '-던', '-던지' 구분하기 (0) | 2021.11.20 |
댓글